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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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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고난의 행군’ 시작됐다 |
수출기업 ‘고난의 행군’ 시작됐다 원자재가격 상승 - 환율 하락 ‘이중고’에 이집트 사태 등 세계경제 불안 요인 여전
새해 벽두부터 수출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국제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고 환율은 손익분기점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하락이 처음 맞는 상황은 아니지만 수출업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파름’은 큰 문제다. 여기에 수출수요를 결정지을 세계경제 회복세는 예상보다 더딘 걸음을 하고 있으며 위험요인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국제원자재 가격 당분간 고공행진 지속 = 관련업계와 유관기관 등에 따르면 철강과 비철금속, 곡물 등 주요 국제원자재 가격은 올 들어서도 지속적인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유진 코리아PDS 책임연구원은 1월 27일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서울 무역센터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국제 원자재·외환시장 동향 세미나’에서 수급이 타이트한 철강 및 비철금속 원료가격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철광석은 지난해 7월 시행된 인도의 철광석 수출금지 조치가 올들어 확대되면서 중국 철광석 수입 현물가격이 계약가격 대비 59.5달러 높은 t당 189.5달러에 달하고 있다. 또 원료탄은 전 세계 수출량의 52%를 차지하는 호주 퀸즈랜드에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올해 2분기 계약가격 급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아울러 비철금속은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견고한 수요 및 미국의 2차 경기부양책 효과, 상반기 계절적 성수기 등이 뒷받침되며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기동의 경우 2004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구리 광산들의 가동률 저하, 광물 부족 등으로 인해 올해 43만5천t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펀더멘털적 요인과 함께 주식 시장이나 투기에 의해서도 가격 변동성이 높다.
강 연구원은 “수급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전기동 가격은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 춘절 이후 t당 전기동 가격이 1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제 곡물가격도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작년 여름부터 계속된 기상이변이 원인이다. 1월말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6.4달러 안팎으로 작년 6월말의 2배 수준으로 뛰었고, 밀은 90%, 대두는 50% 가량 올랐다.
설탕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1.8센트 가랑으로 작년 5월의 2배 이상의 수준으로 치솟았고, 커피는 70%, 면화는 2배로 뛰어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달 말 다보스포럼에서도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은 주요 이슈가 됐다.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연사들은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 전망에 대해 거의 완벽한 의견일치를 보였다. 심지어 원자재 가격 상승은 '원자재 전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식품 가격이 앞으로 계속 오르면 다음 경제전쟁(Next economic war)은 환율이나 무역이 아니라 원자재 시장에서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소로스는 "향후 2~3년간 원자재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적정 수준’ 지나 ‘손익분기’ 위협하는 환율 = 1월 말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10원을 위협하는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설 연휴를 며칠 앞둔 1월 28일 서울 외환시장은 달러당 1113.8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까지 환율은 하루 1~2원가량의 낙폭을 기록하며 5거래일 동안 10.3원 떨어졌다. 원인은 외국인들의 주식투자 자금 유입이었지만 이같은 지속적인 하락세는 시장참가자들의 ‘하락 기대감’도 한몫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환율은 하락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달러당 1110원대가 깨지는 시점이 언제인가 걱정해야 할 시점”이라며 “특별한 변수가 없고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2월 중 1110원대가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엔 정부가 물가를 경제정책의 최우선으로 삼으면서 환율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분위기도 일정부분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국내외 유수의 전문기관들은 최근 올해 원-달러 환율 전망을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전망보다 더 낮추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올해 지속적인 원화가치 절상으로 연말쯤 환율이 달러당 1050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1080원을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올해 평균 환율 전망치를 기존의 1065원에서 1055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환율이 1분기까지 1100원을 웃돌다 2분기 1100원을 하향돌파하고, 연말에는 103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제연구소들도 올해 평균 원ㆍ달러 환율을 1050∼1100원 사이로 예측하는 등 환율 하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의 예상치보다 낮은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1년 환율이 상반기 1090원, 하반기에는 1070원까지 떨어지며 평균 환율이 1080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상반기 평균 1110원, 하반기 평균 1070원으로 평균 환율 1090원을 제시했다. 환율은 최근 1년 여 동안 수출기업들의 발목을 잡아왔다. 지난해 4분기 평균 환율은 달러당 1132원이었다. 이는 1년 전인 2009년 4분기 평균환율 1168원에 비해 달러당 36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연평균 기준으로도 지난해 환율은(달러당 1156.3원)은 전년도(달러당 1276.3원)에 비해 10.4%나 낮아졌다.
최근 환율은 달러당 1110원대 초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평균 환율에 비해서도 30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이는 중소기업들이 꼽고 있는 ‘채산성 유지를 위한 적정환율’의 수준을 밑도는 수준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 중소기업 109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이 꼽는 적정환율은 달러당 1165.3원이었다. 이보다 앞서 연초 구미상공회의소가 구미지역 수출업체 5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손익분기점 환율을 1090원이라고 답했다. 이미 원-달러 환율은 적정환율을 하향 돌파한지 오래 됐고 손익분기점 환율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셈이다. ▶예상보다 더딘 세계경제 회복과 복병들 = 지난 1월말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4.4%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작년 10월의 전망에 비해 0.2%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IMF는 미국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과 신흥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3%에서 3.0%로 상향됐고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이 0.4~0.2% 상향됐다. 디플레이션 탈출 기미를 보이는 일본도 0.1% 상향됐다.
얼핏 보면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하락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세계경제의 성장 확대로 올해 수출 길이 넓어질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우선 올해 IMF의 세계경제 성장률 수정전망치 4.4%는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 추정치(5.0%)에 비해 0.6% 포인트 낮은 것이다. 수정전망치가 단지 0.2% 포인트 높아졌다고 해서 세계경제 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착시’다. 여기에 성장률 못지않은 물가상승률은 성장의 과실에 따른 구매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이에 앞서 세계은행(WB)은 1월 중순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GDP 성장률이 3.3%로 지난해 3.9%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특히 산업화 지역 내 경기 성장이 고용을 회복할 정도로 강력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시장별로 봐도 ‘희망’은 그리 분명하지 않다. 미국의 성장률 상향 조정은 곧바로 미국의 시장 확대로 이어지기 어려운 점이 있다. 미국은 최근 1, 2년 새 양적확대를 통한 성장을 추구해 왔다. 달러를 풀어 자국기업의 수출경쟁력을 강화시키고 고용을 창출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비중 25%를 넘어서며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자리 잡은 중국도 올해 낙관적이지 않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경세성장률이 8.7%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0%에서 무려 1.3% 포인트나 낮아진 수치다.
러시아와 멕시코 등 일부 신흥국들의 고성장 지속은 분명 기업들의 수출시장 확대에 도움이 되겠지만 여전히 불안 요인도 남아 있다. 인플레가 그렇고 경기과열과 자산버블에 따른 위험 요소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 재정위기는 아직 진행형이다. 2009년 말부터 시작된 그리스 재정위기는 지난해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고 결국 유로화 출범 후 처음으로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고 다소 진정됐다. 이어 아일랜드도 구제금융 대열에 합류했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불안한 상황이다.
일본은 재정위기로 지난 1월말 국가신용등급이 낮아졌다. 이집트 시위 사태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돌발 변수도 수출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인용한 기업중앙회의 조사에서 수출기업들은 수출 관련 3대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 '원자재 가격변동(61.8%)', '환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50.9%)', '세계경제 불안 및 경기둔화(33.6%)' 등을 꼽았다. 수출업체들의 ‘고난의 행군’이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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