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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운영자 작성일 2001-03-21
제목 [21세기 한국의 활로] 물류혁명 이뤄야 첨단상거래
매년 70조 쏟아부어도 시설낙후-서비스 제로...개선대책 절실

국내총생산(GDP)의 16%에 달하는 70조원을 매년 물류비용으로 지출하고 이 비용이 5년마다 두 배로 뛰는 나라. 화물자동차가 100㎞ 운행할 때 절반 가까운 40㎞는 빈 화물칸을 매단채 달리고, 영업용차량보다 사회비용면에서 2배가 되는 자가용 차량이 도로운송의 80%를 차지하는 나라.

과연 우리는 이런 물류시스템을 가지고서 새로운 천년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21세기는 물류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시대다. 그러나 우리의 물류현실은 새 세기의 절박한 과제인 경제도약의 발목을 잡아매는 「애물단지」이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부족하다.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하고 제품을 만들어서 수출하는 가공무역이 우리의 생존기반이다. 이런 산업구조상 물자의 이동에 긴 여정을 거치게 된다. 그만큼 물류비용도 높으며 물류비용이 상품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물류비용 절감이 국제경쟁력 확보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물류현실은 이런 상황과는 상관없이 돌아가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황당한 물류비용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물류업체는 영세, 낙후, 전근대적이라는 말로 설명될 정도로 서비스의 수준이 화주의 요구에 맞추지 못하고 있다. 화물터미널등 물류시설의 부족은 이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이웃나라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도로수송 실적은 약 6배이나 화물터미널 수와 보관면적은 우리나라의 35∼40배를 갖추고 있다.

물류정책상의 문제점을 보자. 물류 효율화를 위한 정책은 많은 정부부서의 정책에 파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규제완화, 시설계획, 물류산업지원 등에 대한 각 정책부서의 목표가 서로 부딪쳐 합의에 긴 시간이 소요되고, 시의적절한 정책이 취소되거나 유효한 정책이 소멸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해외 물류선진국들은 인근 국가내의 중심위치, 여유로운 교통물류기반시설, 세계수준의 선진물류기업, 개방적인 제도, 전문화된 인력등의 요건을 공통으로 갖추고 있다. 경제대국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미국은 80년대초에 GDP의 16%에 달했던 물류비를 최근 10%대로 낮추었다.

물류는 우리가 흔히들 생각하듯 「구닥다리」 산업이 아니라, 시대의 조류를 탄 첨단산업이다. 최근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전자 비지니스(e-Business)를 밑에서 떠받치고 있는 것이 결국 물류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인터넷상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계약을 체결해도 실제로 물건을 「고객의 손」에 안겨주는 것은 인터넷이 아닌 물류다.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된 선진국에서 택배로 대표되는 물류산업이 동시에 발전하는 것은 이와 같은 사정 때문이다.

우리도 물류를 통해 경제도약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한 우리의 선택은 어떤 것일까. 우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범용품의 대량생산이나 저부가가치형 조립생산체계를 탈피하여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전환하고, 우리의 지리적 이점을 십분 살릴 수 있는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서의 전략을 통한 부가가치 물류를 창출해야 한다. 아시아의 물류전문가들은 그동안 이 지역 물류중심이었던 홍콩이 중국반환 이후, 위상이 약화되고 있는 점을 중시하고 한국이 「제2의 홍콩」으로 도약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 일본은 첨단기술과 자본, 러시아는 천연자원을 풍부히 보유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위치한 우리나라의 강점은 주변국의 우월한 부존자원들이 한꺼번에 어울어지는 한마당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동북아 물류의 역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때에 물류는 21세기에 우리가 필연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생존전략인 것이다.

(교통개발연구원 물류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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