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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운영자 작성일 2003-07-05
제목 신규항로 개설 서두르지 말자
신규항로 개설 서두르지 말자

한중항로가 아주 걱정스럽다. 신규항로가 속속 개설이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들이 많아 과연 이것이 우리나라의 해운물류의 발전에 도움이 될지 의구심이 솟는 것이다. 한중항로의 정기선정책에 대해 정부당국이 보다 명확하고 단순한 원칙과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이다.

인천-청도항로가 신규로 개설된 것은 지난 6월 23일이다. 그러나 운항선사인 범양상선이 띄운 컨테이너선은 중국 청도항에서 접안도 하지 못하고 거의 하루를 기다리는, 창피한 일을 당했다. 중국 해운항만당국이 상호주의 원칙을 내세워 중국선사의 신규항로 개설 허용 약속을 확인해 줄 것을 우리 정부당국에 요구하고 당국의 확약을 받고서야 조건부로 입항을 허용했던 것이다. 이 사태는 앞으로도 컨테이너항로 신규 개설에 있어 중국측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해 주고 있다.

그 이후 황해훼리에 의해 평택-日照간 카페리항로가 개설되었고 인천-위해간 컨테이너항로 신규개설도 코 앞으로 다가와 있다. 당초 7월 4일로 잡혀 있던 한성선박(운항선사)의 인천-위해간 컨테이너항로 개설은 운항 참여선사간의 합의 문제와 앞에서 예를 든 중국의 상호주의 원칙 주장 때문에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측 선사들만 참여하여 명실상부 '중국선사 항로'인 인천-연태항로도 곧 개설이 될 것이며 인천-상해항로의 개설도 머지않아 실현된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많은 항로들이 속속 개설되는 것이 과연 우리 해운물류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해양수산부의 주무국에서는 최근의 신규항로 개설에 대해 "물류의 왜곡현상을 바로잡고 하주들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 더구나 현재는 WTO 체제의 개방화 시대가 아닌가?"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해운업체들에게는 당장에 별로 도움이 되지를 못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분명 현재의 신규항로 남발 상황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아마 신규항로 개설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선사라면 신규항로의 운영선사가 되어서 스페이스를 빌려주는 선사들뿐일 것이다. 신규항로 개설에 참여한 선사들이나 여타선사들은 시장전체로 봤을 때는 오히려 선복량 과다로 인한 운임하락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정기선은 부정기선과 완전히 정반대의 운항형태를 갖고 있다. 정시적으로,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정기선에 대해 정책을 수립하려면 정기선 성격에 맞게, 아주 계획적이어야 하며 미래 비전을 알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정부당국이 이런 구분없이 일방적으로 한꺼번에 개방화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에 혼란과 어려움이 가중되었다고 생각한다.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은 지난해 한중항로 문제를 민간업체 스스로 해결해 나가도록 조정업무를 위임한 바 있다. 이런 것이 사실이라면 실제로 민간업체들간에 협의에 의해 해나가도록 정부당국은 당분간 간섭은 하지 말아야 한다. 언제까지 어떤 항로를 개설해야 한다고 강제해서는 안되고 또한 중국정부측으로부터 그러한 기도가 있더라도 이를 막아내야 한다. 정부당국이 한중항로 정책에 대해 보다 뚜렷한 입장 정리를 하고 신중한 자세로 임해 주기를 주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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