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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3-0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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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형 만성 적자 우려 깊어진다 |
한국도 일본형 만성 적자재정으로 가는 것인가. 정부와 여·야가 9일 추경예산편성, 근로소득세 경감, 특별소비세 인하 등 ‘재정지출 확대+감세(減稅)’의 전방위 경기부양책에 합의함으로써, 이르면 올해부터 정부재정이 적자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가 나빠 세금 들어올 곳은 줄어드는데,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세금은 덜 걷기로 했기 때문이다.
재경부 내에서도 “균형재정은 3~5년간 중기(中期)적으로 맞추면 되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적자재정을 감수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적자재정에 맛을 들이면, 10년간 일본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만성적 적자재정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 균형재정(적자국채 발행하지 않는 것)을 달성한다는 정부의 약속도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 올해 1조원 이상 적자 날 수도 정부와 여·야가 이날 합의한 재정지출 확대 및 감세 규모는 추경예산 4조2000억원, 근소세 경감 7400억원, 특소세 인하 4000억원 등 총 5조3400억원에 달한다. 이 돈은 당초 정부의 세입·세출 예산에 잡혀있지 않던 것이다. 반면 현재 정부가 지닌 여윳돈은 지난해 쓰고 남은 잉여금 2조3000억원뿐이다. 나머지 필요한 3조여원은 올해 예산에서 쓰고 남은 돈과 세금을 더 걷어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재경부는 해마다 그랬듯 연말에 약 2조원의 남는 예산(잉여금)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법인세 등 세금이 목표치보다 더 걷히면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고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하반기에 경제가 살아나 2차 추경편성 등 더 이상 재정지출을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내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만일 8~9월 중 2차 추경을 편성할 경우 1조원 이상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경기침체가 하반기에도 지속되면 부가세·소비세·양도세 등에서 세수(稅收)가 차질을 빚을 우려도 커지고, 그럴 경우 적자재정의 폭은 더 커지게 된다. 국회 예결위 장기태 수석전문위원은 “기업들이 호황을 누린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법인세는 좋은 편이지만, 다른 세금이나 세외수입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박사는 “하반기에 경기를 살리기 위한 2차 추경이 이어지고 이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장기(長期) 적자재정에 돌입할 가능성 올해 경기가 너무 나빠 내년에는 재정수입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데는 예산당국도 동의한다.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은 “내년에는 전반적으로 재정여건이 나쁘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 연구소들은 “자칫 우리도 ‘제2의 일본’처럼 만성 재정적자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본의 재정적자는 지난 3월 현재 668조엔(약 5조6600억달러) 규모로 선진국 중 최악이다. 일본 정부는 내수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10년 가까이 적자재정을 운용해왔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만성 적자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IMF외환위기 등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탄탄한 재정이 견인차 역할을 하며 경제를 살려왔다. 그러나 적자재정으로 재정의 기능이 무너질 경우 더 이상 기댈 언덕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투자자들은 북핵(北核)위기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재정건전성을 감안해 국가 신용등급을 유지했지만, 앞으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약속한 각종 사회보장비 지출과 주한미군 재배치에 따른 국방비 증액도 중장기적으로 적자재정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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